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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 및 기고문

(주)아진산업 서중호 대표이사 명예경영학박사 학위 수여식 수여사
등록일
2023-04-28
작성자
대외협력부
조회수
5214

오늘 아진산업 서중호 대표이사님께 명예경영학 박사학위를 수여하게 되어 글자 그대로 감개가 무량합니다. 앞서 학장이 소개해 드린 대표님의 이력과 공적은 본인의 요청에 따라 1할도 채 들려드리지 못했습니다만 오늘 수여사 다음에 축하의 말씀을 해주실 분들의 면면을 생각하며 짧게나마 첨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지역에서 열리는 정계, 재계, 학계 행사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신 서 대표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자주 있었습니다. 그 중 오늘의 수여식을 성사시키고 싶은 마음을 굳히게 만든 에피소드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기업을 막 일으켜 오늘날의 아진산업처럼 사세가 아직 번성하지 못했을 때의 일화였다고 합니다. 유난히 무더운 어느 해 여름 날, 직접 현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시제품을 제작해 납품을 끝내고 돌아서는데 그제서야 자신의 옷차림이 눈에 들어오더랍니다. 


상의는 땀에 절어 소금이 떨어져 나오고 사타구니에는 쇳가루가 땀과 기름에 범벅이 되어 있어 거래처에 실례를 했다는 생각에 얼굴이 붉어져 목욕탕에 잠시 갔답니다. 그런데 회사에 돌아와 보니 함께 제작에 참여했던 직원들의 작업복이 목욕탕에 가기 전 자신의 모습과 똑같았답니다. 


거래처 입구에서 부끄러웠던 것보다 몇 배나 더 큰 미안함에 “다시는 직원들보다 먼저 씻지 않겠노라”며 다짐을 했다고 합니다. 


아진산업의 사훈과는 별개로 ‘고졸직원의 억대연봉 시대를 열겠다’, ‘지역 동종업계에서 직원들에 대한 보상은 항상 1등을 놓지 않겠다’는 마음을 품은 것도 이 시기부터였다고 합니다.


평소 우리 대학 현장실습을 지휘하면서, 우리 학생들과 함께 미국 현지법인과 세계적 기업을 체험하면서, 천방지축이던 졸업생을 데려가면서, 서 대표님이 우리 학생들을 생때같이 여기는 모습에 몇 번이고 말을 꺼내려다 주저했었습니다. 


이런 성품과 경영철학이라면 다른 대학들이 수도 없이 먼저 드릴 기회가 있었을텐데 거절했던 것은 아닐까. 우리 학생들에게 사심 없는 분인데 오히려 부담을 갖지는 않을까. 오늘 이 자리에서 고백하자면 서 대표를 완벽히 알아보지 못한 저의 기우였습니다.


총장에 취임하고 수여한 많은 학위 중에 오늘 서 대표에게 건네 드린 학위기만큼 묵직한 적은 없었습니다. 수여받은 분이 아진산업 주식회사의 서중호 대표님이기도 하고, 경일대학교 개교 6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를 빌려 구성원 모두의 마음을 담았기도 하며, 무엇보다 저의 숙원을 덜었기에 이보다 더 밀도 있고 질량이 큰 학위기는 단언컨대 앞으로도 없을 것입니다.


모쪼록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신 내외귀빈 여러분과 함께 뜻깊은 시간되시길 바라며 말씀을 줄일까 합니다. 이 자리를 빛내주신 여러분 모두 감사드립니다. 

서 대표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